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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IT/Book

역사 속 인물의 결혼 속사정, 결혼이 곧 인생이었던 남자들의 이야기

역사 속 인물의 결혼 속사정,
결혼이 곧 인생이었던 남자들의 이야기

 

우리의 예상을 뛰어넘는 역사 속 인물들의 은밀한 이야기는 결혼에 대한 독자의 상상력을 자극할 것이다.

 

글 이미경 데일리안 기자

 

 

결혼, 할 수 있을까
저자 로도스 공작 SH | 출판사 푸른길

 

 

 

 

 

저자 로도스 공작 SH(필명)는 자칭 연애와 결혼, 출산을 모두 포기한 ‘N포세대’이면서도 결혼은 어려운 숙제라고 말한다. 그는 한국 나이 36세로 자칭 연애도 못해본 ‘초식남’이자 맘에 든 이성이 나타나도 ‘썸’만 타다 상대를 놓치는 ‘결못남’이라고 소개한다. 결혼도 ‘지피지기 백전백승(知彼知己 百戰百勝)’. 동서고금 역사 속 인물들의 사랑과 결혼 이야기를 통해 결혼에 대한 해법을 찾을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인생의 변화구, 백년가약
결혼은 누군가에게 어려운 숙제이면서 인생의 전환점이 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책에 소개된 역사 속 위인들도 결혼에 대한 결정에 있어서는 요즘 사람들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이스라엘 왕 ‘다윗’부터 페르시아 왕 크세르크세스 1세, 김춘추, 헨리 8세, 도요토미 히데요시, 나폴레옹, 링컨 등 역사적 위인들 12명의 결혼 이야기를 흥미롭게 소개하고 있다.
이 책에 나오는 역사적 위인들은 사랑과 결혼에 있어서 다양한 경험을 했다. 연애결혼이나 정략결혼 같은 결혼 형태의 선택이나 결혼생활의 결말 등이 모두 달랐다.
기원전 42년부터 기원후 37년까지 로마제국의 황제였던 티베리우스는 자신의 뜻이 아닌 외부의 힘에 의한 가족의 해체와 재구성, 결혼 상대자까지 결정됐다. 의붓아버지인 옥타비아누스 황제의 후계 구도 의지에 따라 티베리우스는 황제의 의붓아들에서 사위로, 또다시 양아들로 신분이 바뀌었다. 이 과정에서 첫 번째 아내와 강제로 이혼당한 티베리우스는 아내의 의붓어머니와 결혼해야 하는 운명에 처한다. 결국 아무것도 스스로 선택할 수 없었던 티베리우스는 불행한 삶을 살다 생을 마감했다. 
그 반대의 경우도 행복한 결혼생활을 영위하지는 못했다. 1050~1106년에 신성 로마제국 황제였던 하인리히 4세는 티베리우스와는 정반대로 살았지만 낭패를 본 인물이다. 당시 유럽에 뿌리내린 봉건제로 가톨릭교회의 영향권이 강했던 시절 하인리히 4세는 교회의 반대에도 정략결혼을 한 여성과 이혼하고 재혼, 또다시 이혼을 반복했다. 자신이 원하는 여성과 결혼하는 과정에서 교회 세력을 약화시키고 황제 중심의 중앙집권을 강화하면서 봉건 신하와 교회의 반발에 부딪혔다. 결국 하인리히 4세는 두 번째 부인과의 결혼도 실패로 끝나며 아들과 신하들에게 배신당하는 말로(末路)를 겪게 된다.

 

같은 출발·다른 결말 그린 연애결혼
일본의 전국통일을 이룬 도요토미 히데요시(1537~1598년)는 당시 사랑하는 사람을 만났지만 하층농민 출신이라는 이유로 장모의 반대에 부딪힌다. 이에 신부가 가출하며 다른 집안의 양녀로 들어간 후에야 간신히 결혼하는 해프닝을 겪었다. 도요토미는 평생의 반려자이면서 정치적 조언자가 되는 아내를 만나 정치적 꿈도 이뤘으니 연애결혼으로 인한 성공 모델로 평가된다. 
또 다른 연애결혼의 표본인 미국의 제16대 대통령 에이브러햄 링컨(1809~1865년)은 처가의 격렬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아내와 결혼에 성공해 백악관에 입성하는 등 승승장구하지만 결혼생활 내내 사고뭉치 아내 때문에 여러 곤란을 겪게 된다. 정치적으로 뛰어난 성과를 낸 도요토미나 링컨 모두 암살로 생을 마감했지만 비교적 결혼생활은 순탄했던 것으로 보인다.
반면 잉글랜드 왕이었던 헨리 8세(1491~1547년)는 6번의 결혼생활 중에 4번을 연애결혼에 성공했지만 그중 2명의 부인을 처형시켰고, 다른 2명도 결혼 후 가출하는 등 순탄치 않은 결혼생활을 영위했다.
저자가 역사적 위인들을 보며 깨달은 메시지는 결혼하려면 꿈을 공유할 수 있는 예비 배우자감을 적극적으로 찾고, 찾은 후에는 상대방에 대한 무한한 신뢰를 바탕으로 과감하게 결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미래의 가능성을 보고 배우자를 택했던 당시 위인의 부인들은 남편의 성공과 함께 역사적으로도 이름을 남기는 명예를 얻었다.
신라 제29대 왕 김춘추(태종무열왕, 604~661년)의 두 번째 아내는 김춘추를 만나기 전 자신의 친언니로부터 꿈을 사들이며 결혼에 성공한 사례다. 당시 김춘추의 아내는 영향력 있는 사람이 되겠다는 꿈을 이뤘다. 김춘추는 삼국 통일의 기반을 다진 왕이 됐고, 그의 아들은 삼국을 통일해 영웅이 된 문무왕이었기 때문이다. 그뿐 아니라 문무왕부터 혜공왕까지 7명의 왕이 자신의 직계에서 나온 영예까지 안게 되면서 그녀의 꿈은 이뤄진 셈이다.
결혼이 한 사람의 인생을 좌우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결정이면서 숭고한 선택일 수밖에 없다는 것에는 위인들의 결혼생활을 통해서도 크게 공감이 간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미혼이나 기혼자 모두에게 유익할 듯싶다.

 

함께 읽으면 좋을 도서

 

파격의 고전   저자 이진경 | 출판사 글항아리

 


 

한국의 대표적 고전소설의 특징인 효(孝), 충(忠), 열(烈)을 강조하는 권선징악의 해석을 완전히 뒤집는 새로운 책이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효녀 심청이가 불효를 저지른 딸로, 의적 홍길동은 출세를 꿈꾸는 속물로 해석했다. 심청이가 장님 아버지의 눈을 뜨게 하기 위해 공양미 삼백 석에 팔려가는 부분은 그동안 알려져 있는 효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 명령의 부당성에 항의하는 극단의 행동이라는 것이 저자의 설명이다. 저자는 기존에 우리가 알던 고전소설에 대해 격을 깨고 평가의 척도를 부수며 파격의 독법으로 재해석했다.
<철학과 굴뚝청소부>, <맑스주의와 근대성>, <수학의 몽상> 등 주로 심오한 사회과학 도서를 집필해 온 이진경 작가가 이번에는 모처럼 대중적인 작품으로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을 냈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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