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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NANCIAL IT/Opinion

금융시장, IT 인력 확보를 위한 전문 인력 처우 개선 시급

금융시장,

IT 인력 확보를 위한 전문 인력 처우 개선 시급

 

새로운 지식을 창출하고 이를 융합해 부가가치를 만들어내는 창조경제의 중심에 정보기술IT이 있고 IT의 핵심에는 소프트웨어SW를 다루는 인재가 필요하다.

 

글 신원동 한국인재전략연구원 원장



매번 새로운 정권이 들어설 때마다 IT 인재 육성을 위해 다양한 정책을 펼치고 있지만 SW 전문 인력의 부족 현상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스마트폰의 확산, 모바일 생태계의 형성과 함께 정보통신기술ICT 부문의 진화는 SW를 중심으로 급속도로 전개되고 있다. SW는 제조업은 물론이거니와 금융(핀테크), 유통(O2O) 등 전 산업에 엄청난 파급효과를 미치며 신산업 창출에 기여하는 국가 경쟁력의 핵심 요소가 아닐 수 없다.

따라서 창조경제를 내세운 현 정부에서는 대한민국 SW 정책 모토를 ‘SW중심사회’로 설정했다. 그리고 순차적으로 SW혁신전략(2013년 10월)과 SW중심사회 실현전략(2014년 7월), SW중심사회 확산방안(2015년 1월), SW중심사회를 위한 인재 양성 추진 계획(2015년

7월) 등을 잇달아 내놓으면서 나름 의지를 가지고 열심히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현장의 반응은 그리 만족스럽지 않다는 목소리다. 정책적인 큰 그림은 어느 정도 수긍이 가지만, 내실이 부족하다는 반응이다. 여전히 근무 여건이 열악한 SW업계 종사자들은 이직이 잦고, 많은 경험과 전문성을 축적할 수 있는 환경이 주어지지 않기 때문에 고급 기술 인력을 양성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전반적으로 경쟁력 있는 SW 고급 기술 인력의 숫자가 절대적으로 부족하고 SW 인프라가 대단히 취약하기 때문에 경쟁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게다가 SW 업체는 기업 구조의 영세성으로 대기업에 종속되거나 경쟁력 부족으로 외국계 기업에 국내 시장 점유율을 미련 없이 내주고 있으니 참으로 안타까운 현실이다.

 

 

SW 종사자의 낮은 처우·열악한 환경

매년 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에 진출하는 청년들은 일자리가 부족해 취업에 심각한 어려움을 겪는 것과는 반대로 국내 SW업계에서는 정작 일할 사람들이 없어 인력 확보를 위해 고민하는 부조화가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 이 같은 아이러니한 현상은 국내 SW 산업의 총체적인 문제와 직결돼 있다. 특별히 영세한 중소기업 수가 많고 임금 수준이 낮은 산업 특성과 짧은 기술 수명주기, 인사관리 체제의 미흡, 색깔 없는 조직문화 등으로 인해 SW 인력이 업계에서 빨리 퇴출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어서다.

최근 국내 IT 전문 회사를 대상으로 IT 인력들의 직장생활 만족도와 직무 만족도 등을 생생하게 조사했다. 기본적인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그 결과물의 신뢰도를 보완하기 위해 개인 및 집단 인터뷰 등을 통해서 데이터를 검증했는데 그 가운데 핵심적인 항목들의 평균 만족도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조직 만족도는 회사의 규모나 사회적 인지도, 기업문화 등으로 인해 다소 차이는 있었으나, 평균 70점 미만의 조직 만족도는 언제든지 조직을 떠날 수 있을 정도로 아주 낮은 수준의 만족도를 뜻하며, 회사나 조직에 대한 애정이 거의 없는 수준임을 나타낸다. IT 인력의 직업적 정체성을 가름해볼 수 있는 지표인 직무 만족도는 거의 비슷한 수준의 응답이었는데, 직무 만족도가 그런 대로 지표상 제일 높게는 나타났지만 평균 80점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프로의식이 투철한 전문가들은 직무 만족도 평가에서 93점 이상인 '매우 만족한다'로 응답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상당히 부족한 수준이다. 조직 속에서 얼마만큼의 비전 갖고 일을 하고 있는지에 대한 비전 만족도는 보통 수준으로 조직생활과 직무를 수행하면서 즐거운 마음으로 일을 즐기면서 창의적으로 일하기 힘든 지표로 분석됐다. 인사제도나 교육훈련 지표들도 모두 매우 불만족스럽게 나타났지만, 특히 보상 수준의 만족도는 44점으로 낙제 점수 수준이었다. 이러한 지표를 분석해볼 때 IT 인력들이 자신들의 처우, 보상 수준이 매우 열악하다고 느끼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실제로 2014년 기준 고용노동부의 ‘임금 수준 조사’ 지표를 보면 국내 300인 이상 대기업의 평균 임금이 482만 원, 금융과 보험업의 평균 임금이 531만 원, 전기·가스·증기 및 수도사업 종사자의 평균 임금이 561만 원으로 조사됐다. 이에 반해 IT 인력의 임금 지표인 ‘컴퓨터 프로그래밍, 시스템 통합 및 관리업’ 종사자의 월 평균 임금은 417만 원으로 조사돼 상대적으로 급여 수준이 매우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 연봉조사 업체인 페이스케일 등은 국내 SW 개발자들의 평균 임금 수준이 미국이나 일본의 SW 개발자 임금의 50~60% 수준에 불과하다는 지표를 내놓고 있다. 이는 상대적으로 매우 열악한 처우를 받고 있다는 것이다.

임금 관련 처우 수준의 열악함뿐만 아니라 전체적으로 SW 개발자로 오래 근무하기 어려운 이유는 상당히 많다.

 

 

IT 서비스 중심의 구조가 원인

산업연구원의 조사 자료를 살펴보면 IT 인력들이 직무에 대한 만족도가 떨어지고 개발자로서 오래 근무하지 못하는 요인들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특별히 야근 등 과도한 업무(34.3%)로 인한 스트레스와 피로도는 낮은 임금(31.4%) 처우 수준보다 더 큰 걸림돌로 대두되고 있었다. 또 다른 중요한 요인으로는 교육훈련 부족으로 인한 최신 기술 부족(15.7%)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국가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에서 조사한 ‘SW 개발자가 인식하는 문제점’이란 자료를 보면 낮은 개발자 처우(23%), SW에 대한 낮은 인식(17%), SI문제(하도급·낮은 처우 등, 15%), 개발자 수명(14%), 삶의 질(11%)로 나타나 개발자들에 대한 낮은 처우가 제일 큰 문제점으로 대두되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IT업계의 영세성, 고급 인력 부재, 경쟁력 저하 등 수년째 이어지고 있는 고질적인 문제점의 가장 큰 원인은 패키지 SW보다 IT 서비스 중심의 구조와 다단계 하도급으로 이어지는 국내 SW 산업의 특성과 새로운 것을 빠르고 효율적으로 만드는 창조적인 SW 개발이 아닌, 주어진 업무를 최대한 저렴하게 만들 수 있는 SW 개발 비중이 높은 구조가 악순환의 고리를 만들고 있는 것이다.

 

 

 

 

인프라 개선 및 처우 개선 방안

유능한 젊은 인재들이 SW 기업과 학과를 기피하는 가장 큰 이유는 매우 열악한 개발자 처우다. 우수 인재들이 SW 전공으로 입학하고 열심히 공부한 다음 졸업해서 최고로 좋은 대우를 받는 선순환 체계가 마련돼 있지 못하기 때문에 취업률이 낮을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는 개발 전문가로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확보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주는 것이다. 낮은 처우는 고급 인재가 SW 전공 학과로 유입되지 못하는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된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국내 인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단편적인 처방보다는 전체 생태계를 건강하게 유지하는 인사 전략이 필요하다.

최근 금융권에 IT를 융합한 핀테크fintech 산업의 발달과 인터넷은행의 등장으로 금융IT 전문 인력의 수요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핀테크의 등장은 기존 금융질서를 파괴하며 창의와 혁신에 바탕을 둔 비즈니스 모델을 쏟아내고 있기 때문에 금융기관들은 앞 다퉈 핀테크 육성을 위해 공격적인 투자를 시도하고 있다. 그동안 금융권에서의 IT는 ‘사고나 문제를 일으키지 않으면 잘하는 직무’로 인식하는 시각이 팽배했고 급여나 처우도 상대적으로 열악한 수준이었다. 이제는 IT를 단순한 운영 도구가 아닌 수익 창출 상품과 핵심 플랫폼으로 보기 시작한 것이다. 통화의 종류, 결제 시스템 같은 기존의 장벽을 허물고 보다 간편하면서도 보안까지 책임지는 IT 기술들이 속속 등장하기 때문이다.

금융권이 구조조정을 통한 인력 감축 상황에서도 서버 관리 등을 담당하는 금융IT 및 정보보안 인력을 추가로 영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 시중은행 6곳에서만 140명가량의 신입 IT 인력을 채용했다. 지난해 한국은행이 국내 155개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2014년 말 총 임직원 수는 23만9539명으로 전년 대비 1.2% 감소했지만 금융정보화 및 정보보안을 담당하는 IT 인력은 9136명으로 9.3% 증가했고, 금융IT 인력 가운데 정보 보호 관리 인력은 770명으로 전년 대비 34.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별히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와 K뱅크는 IT 전문가를 30% 이상 채용할 예정으로 기존 은행권이 5% 미만인 것으로 볼 때 금융IT 인력들에게는 새로운 기회가 열리고 있는 것이다. IT로 중무장한 서비스와 상품으로 위험관리 역량을 강화하고 신규 시장에 진출해 지분을 확대하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최고 수준의 IT 개발자들을 필요로 하고 있기 때문에 준비된 고급 개발 인력들을 스카우트하려는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제 스마트금융은 기존 틀을 뛰어넘어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는 도구임에 틀림없으며, IT 인재는 스마트금융을 움직이는 확실한 동력으로 자리 잡을 것이다. 금융권의 IT 인력들이 사명감을 갖고 창의적인 사고로 열심히 일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들어주고 실질적인 처우 향상 등 손에 잡히는 동기부여 전략이 뒤따라줘야 할 것이다.

 

 

IT 전문가 육성 방안 5

개발자로 오래 근무할 수 있는 인사관리 체제

개발자의 경력 연장을 통해 생애소득을 높임으로써 개발자들의 자긍심을 고취하고 동기를 부여하면서 동시에 인력 부족을 상당 부분 해소할 수 있다. 그리고 인사관리 체계상 별도의 기술자 경력 트랙을 도입해 기술로 우대 받는 인사정책이 필요하다.

 

직무교육 프로그램의 확대 및 다양화

SW 인력의 경력 경로 연장을 위해서는 인사제도상의 경력 체계 수립도 필요하지만 경력 경로 연장에 따른 지속적인 교육을 통해 새로운 기술을 흡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직무발명보상제도 도입 및 보상의 내실화

총량적인 연봉 수준을 높여 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직급별 신입직원들의 초임 수준을 정책적으로 높이는 방법도 필요하다.

 

전문 SW 기업 육성과 지원

영세한 기업들이 대부분 경쟁력이 매우 취약하므로 정부 차원에서 규모 있는 SW 전문 기업을 육성하고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SW 시장의 구조적 문제 개선

SW 개발사업 대가 정책도 개선이 필요하다. 최고의 지식재산인 SW에 합당한 비용을 지불하는 문화를 정착시켜야 한다. 이제는 국가직무능력표준(NCSNational Competency Standards) 기반의 SW 기술자 단가 체계를 적극적으로 적용하고 국제 수준의 기능 점수당 단가 인상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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